하루살이 매미 노인 거북이는
2024.03.05 조회수 31요 앞,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
점심 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
저녁에 결혼했으며 자정에 새 끼를 쳤고
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
"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!"
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
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
"득음도 있었고 지음도 있었다"
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
칠십 넘게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
"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두고
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두고
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 오면 하고 미뤘더니
가뿐 숨만 남았구나"
그 즈음
어느 바닷가에선 천 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 걸어가고 있었다
"모두 한평생이다!" - 반칠환 한평생
하루를 사는 하루살이, 칠 일을 사는 매미, 칠십을 사는 인간, 천 년을 산 거북이 이 모두 한평생이라지요 하루를 살든 칠 일을 살든 천 년을 살든 모두들 즐겁게 만족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인간만 미루다가, 미루기만 하다가 늙음 앞에서 후회하네요 참 의미심장한 시인 것 같습니다